아부앙
📝아부앙의 시간은 거꾸로 간다.
이분만큼은 창업하지 않았으면.
경환님과 함께 프로젝트를 준비하면서 가장 많이 한 생각입니다.
다른 이유는 없어요. 그만큼 애정을 가지고 외식업 공간들을 발견하고 공유하는 사람을 본 적이 없기 때문입니다.
그는 평소 구글 지도를 탐색하며 호기심을 자극하거나 독특한 분위기를 풍기는 장소에 끌리곤 했습니다.
그가 발견한 곳들은 대개 유명한 곳은 아니었지만, 저마다 고유한 매력이 있었죠.
일본 출장을 같이 갔을 때도, 식사나 술자리를 함께할 때도 그는 늘 그런 방식으로 공간을 찾았습니다.
그가 찾은 가게들은 어느새 저도 단골이 되어 있었고, 누가 시키지도 않아도 주위에 소문을 내곤 했습니다.
그중엔 이제 인기가 많아져 더는 갈 수 없는 곳들도 생겼어요.
그건 어떤 목적도 바람도 없는 순순한 그의 즐거움처럼 보였습니다.
어느 날 그가 물었습니다.
“대표님은 타임머신이 있다면 과거와 미래 중 어디로 가고 싶으세요?”
잠시 고민에 빠져있을 때 그가 먼저 대답했습니다.
“저는 과거로 가고 싶어요. 지금은 사라져서 갈 수 없는 가게들을 보고 싶어요.”
아니 타임머신을 타고 하고 싶은 게 사라진 가게들을 가는 것이라뇨.
그와 함께 매장을 구하러 다닐 때도 비슷했습니다.
그는 마음에 드는 자리를 발견하면 검색 조건에 ‘연도’를 지정해, 그 자리에서 예전에 어떤 가게들이 있었는지를 찾아보곤 했습니다.
그때의 사진과 기록을 함께 들여다보면 여러 감정이 교차했습니다.
그의 방식은 상권 분석과는 아무 상관이 없었고,
어떤 단어의 어원을 탐구하는 학자의 호기심에 더 가까웠습니다.
저에게는 장소에 대한 존중처럼 느껴졌어요.
그가 창업야학에서 자신의 가게 구상을 들려줬을 때, 솔직히 걱정이 앞섰습니다.
자신만의 아지트를 만드는 일처럼 보였거든요.
그런데 그의 작업실에서 직접 요리를 맛본 순간, 걱정이 사라졌습니다.
그건 오랫동안 애호와 호기심을 가진 사람이
주변 사람을 기쁘게 하기 위해 만든 그런 요리였거든요.
프랑스와 스위스 유학생활까지 스며든 그의 무국적 요리를 정확히 정의할 순 없지만
오랜만에 음식을 먹으면서 맛있다가 아니라 즐겁다는 생각을 했어요.
이런 음식을 내는 동네 와인바가 있다면 저도 반드시 단골이 되겠지요.
그런 그가 찾은 장소는 부암동입니다.
여기에 대해서는 할 말이 많은데,
글이 너무 길어지는 것 같아 다음에 얘기할게요.
상호인 ‘아부앙’은 ‘부암(동)에서’라고 불어식으로 표현해 본 이름입니다.
11월 8일(토) 개업합니다.
🏠종로구 부암동 314-1 (@_a_bouam_)
🕒매주 월요일 휴무, 6~12시
브랜딩, PM - 현현(@liquid_union)
BI - 황경환(@roan___roan)
공간 디자인 - 스튜디오혜민키(@studiohyeminki)
시공 - 스튜디오혜민키, 바하P&D
푸드 컨설턴트 - 이성화(@sunghwa_1988)



오픈 전까지 모든 음식 테스트는 사장님의 작업실에서 진행되었습니다.
늘 그날의 테스트 메뉴를 메모장에 적어 테이블에 올려두셨습니다.
분명 일을 하러 온 것인데, 정성 가득한 초대를 받은 것 같아서 일하는 기분이 들지 않았어요.








철거를 한 뒤의 아부앙 -
부암동 주민센터 바로 옆에 위치해서 공사를 하는 내내 동네 주민분들의 관심을 샀어요.
와인바가 들어온다고 하니 모두 기뻐해주셔서 무척 힘이 났습니다.



곳곳에 숨어있는 사장님의 손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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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게 한 켠에 있는 와인 저장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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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부앙의 로고는 사장님이 직접 그리신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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늘 바뀌는 다양한 와인들과 그에 어울리는 작은 안주들이 있습니다. 부암동에 와인 드시러 오세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