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랑새 극장



음악 심은 데 음악 난다

어느 날 거래처(윈비어) 대표님한테서 연락이 왔다. 선배가 F&B 공간을 준비 중인데 만나고 싶어 한다는 내용이었다. 알고 보니 공공그라운드 대표님이었고 회사에서 매입해서 리모델링한 (구)샘터사 사옥 지하에 식음료 공간을 만들고 싶어 했다. 주로 어린이 연극을 올리던 파랑새극장이었다. 여러 방면으로 검토해 보다가 예산 내에서 공사를 하려면 기존의 극장 구조를 최대한 활용해야 한다는 결론이 났다. 영화 '인사이드 르윈'에서 나오는 극장식 구조의 카페나 바가 떠올랐는데 개정된 소방법에 맞게 공사하려면 공사 비용이 상당했다. 고민 끝에 음악 공연장을 제안했고 컨펌받았다. 파랑새극장의 기원이 김광석, 동물원 등이 공연했던 음악 공연장이었던 이유도 있었다. 대학로가 문화 공간이  많은 곳으로 알려졌지만 대부분 연극 공연장이고 음악 공연장은 거의 없었다. '음악 심은 데 음악 난다'는 슬로건으로 콘서트장을 만들기로 했다. 음향 장비 업체 몇 곳과 미팅을 하던 중 난관에 봉착했다. 적게는 몇천만 원에서부터 몇억을 쉽게 넘어가는 스피커들을 청음 해 볼 수 없다는 거였다. 더 난처했던 건 당시에 문의했던 모든 업체가 같은 조건과 가격을 말했고 우리의 정보를 공유하고 있었다는 것이다. 이렇게 여러 곳에 문의하면 안 된다는 말도 들었다. 이런 것이 말로만 듣던 담합이란 말인가? 비합리적이라고 느낀 우린 다른 방법으로 접근했다. 우선 음악 하는 지인을 통해 음향 감독님을 한 분 섭외했고 그분과 함께 우리에게 알맞은 스피커를 찾고 제조사와 수입사에 직접 연락해 거래하는 방법을 택했다. 홍대의 인디 공연장부터 이태원의 테크노클럽까지 참고가 될만한 곳이면 어디든 다녔다. 비용을 줄이기 위해서 흡음재 생산하는 경기도의 공장들을 거의 다 가본 것 같다. 공연장이 완성되고 흠모했던 뮤지션들의 공연을 볼 때의 감흥을 잊을 수 없다. 나중에 공공그라운드 대표님한테 왜 전문가도 아닌 우리에게 일을 맡겼냐고 물었더니 다른 업체들은 모두 어렵고 힘들다는 말만 했는데 현현만 재밌을 것 같다고 했다고 한다. 대학로에는 음악과 현현이 무럭무럭 자라고 있다.



서울 종로구 대학로 116 지하 2층
2019년 6월 ~ 영업 중

기획 - 현현
사운드 디자인 - 정재익
공간 디자인 - soje, 현현
시공 - 바하 P&D
BI - 정아윤



처음 만났던 파랑새극장



꿈꾸었던 공연장의 형태. 방향이 없어 어디에 앉아도 같은 소리가 들리기를 바랐다. 아쉽게도 공연장의 규모가 작아서 실현되지는 못했다.


공사 전 스케치 (soje 제공)














레미제라블의 한 장면을 연출

파랑새극장 간판을 달고 있는 당시 매니저님.
함께 일하기 위해 4년을 기다렸다⏳

오프닝 공연 현장🎷

자크 타티의 <플레이타임>을 틀어보았다.



🥷🏻🧙🏼‍♀️?



댄디 인턴, 킁킁콘서트에서 루시드 폴과 한 컷