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주택



홀로 한 잔의 술을 마시네 (独一酒擇)

인생의 단맛을 개업하고 2년 동안 대출금을 모두 갚고 돈이 어느 정도 모였을 때쯤 두 번째 가게를 알아보기 시작했다. 첫 번째 가게가 나의 모든 것이었다면 두 번째 가게는 나하고는 전혀 상관없는 곳이어야 했다. 사장이 없어도 운영에 지장을 주지 않으려면 공간이 매력 있어야 한다. 이때 처음으로 공간에 눈을 떴던 것 같다. 대학로 후미진 골목에 작은 한옥 한 채가 나왔다. 지금은 여러 가게가 성업 중인 상권이 생겼지만, 당시만 해도 고등학생들이 모여서 담배를 피우는 어둑하고 외진 곳이었다. 당시에 보신탕집을 하려던 분과 나랑 둘이서 이 곳을 저울질하고 있었는데 서로 적극적으로 얻으려는 의지는 없었다. 그만큼 여기에서 장사가 되겠어? 라는 불안감이 컸다. 보증금이 1억이나 돼서 나는 도저히 얻을 수  없는 곳이었는데 이야기를 나누다 보니 건물주가 당숙의 H 조선소 입사 동기였다.(동시성) 그래서 대견하다며 보증금을 5천만 원으로 줄여주셨다.
이곳을 처음 봤을 때 떠올렸던 이미지는 혼자서 조용히 술을 마시는 모습이었다. 이때만 해도 그런 술집은 찾기 어려웠다. 공간에 생명력이 있다는 것도 이때 처음 느꼈다. 나의 목표는 하루 80만 원(당시 인생의 단맛 최고 매출) 매출을 올리는 거였는데 몇 달 뒤에 100만 원을 넘더니 200, 300을 훌쩍 넘어버렸다. 생각해 보지 못한 숫자였고, 공간도 내 손을 떠나 전혀 다른 모습으로 변해가고 있었다. 가게를 오픈하고 얼마 있지 않아서 혼술 열풍이 불었는데 그 덕을 많이 본 것 같다. 당시에 골목에서 담배를 피던 학생 중 한 명이 독일주택에서 근무하고 있다.



2014년 8월 ~ 영업 중
서울시 종로구 명륜4가 45-1


만든이 - 현현











바 구성이 어려워서 이 상태로 일주일 방치 😭
solution ➡️ 그냥 불편하게 쓰기로

한옥목수 시공비가 비싸서 직접시공을 했다. 후회한다.









고양이 가족들의 사랑방



사랑방 손님과 바텐더

알바생으로 만났던 두 사람이 4년 후 결혼을 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