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루미

미션 임파서블 : 인테리어 비용으로 신축하기

늘 한국형 선술집이나 전통주점을 만들어 보고 싶었다. 번화가에 대부분을 차지한 일본식 주점들을 보면 아쉬운 마음이 들었기 때문이다. 공그로트 뒤 편에 오래된 집을 얻게 되었다고 백 사장님한테 연락받았을 때 오래된 집을 잘 살려서 이웃 주민들과 근처 상인들이 마감하고 들를 수 있는 편안한 선술집을 만들기로 했다. 기본 철거만 하고 공간을 구상하던 중 지붕이 내려앉는 일이 발생했다. 졸지에 인테리어 공사에서 신축 공사로 프로젝트가 변했다. 설상가상 공사비는 증액할 수 없는 상황이었다. 무언가를 만들면서 가장 즐거울 때는 더 이상 고민할 필요가 없을 때이다. 어떻게든 이 금액 안에서 지어야 한다! 이왕 짓는 거 2층으로 올리고 싶었지만 포기하고 설계비도 아끼기 위해서 단순하게 'ㄷ' 자 구조로 그려서 가장 저렴하게 도면화해 줄 수 있는 건축가에게 부탁했다. 사실상 허가만 받아주는 수준이었다. 공기를 단축하기 위해서 구조는 경량철구조로 시공은 직영방식을 택했다. 신축 건물로 변했기 때문에 원래 생각했던 상호와 컨셉은 사용할 수 없었고 새로운 이름을 지어야 했다.

두루미1[명사] 목과 아가리는 좁고 길며, 배는 단지처럼 둥글게 부른 모양의 큰 병.
두루미2[명사] 1. [동물 ] 두루밋과의 새를 통틀어 이르는 말. 2. [동물 ] 두루밋과의 새. 몸의 길이는 1.4미터, 편 날개의 길이는 2.4미터, 부리는 15~17cm이며, 몸은 흰색이고 이마...[유의어] 백두루미, 백학, 학

학과 술병을 동시에 지칭하는 두루미라는 예쁜 단어를 찾았다.
이솝 우화의 여우와 두루미와는 다르게 서로 배려하며 술을 마시는 모습을 상상했다.
글을 쓰는 지금 두루미의 제철채소전과 막걸리가 먹고싶다.

*많은 분들이 어떻게 그렇게 적은 비용으로 신축을 했는지 물어보시는데요. 업계의 파장을 생각해 이곳에서는 말하지 않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