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즈 스파이스
📝“깊고 자유롭게”
24년 여름, 이성화 셰프님이 제 책을 읽고 가게에 초대해 주었습니다.
‘무애’라는 레스토랑이었는데 장소는 노룬산시장 근처였습니다. 상호도 지역도 낯설었고, 가게는 골목 어귀에 조용히 숨어 있었어요.
직접 인테리어를 한 소박하고 단정한 공간이었는데, 오픈된 주방을 보고 놀랐습니다. 반도체 공장처럼 깨끗한 주방, 그 안에 가득한 도구와 재료들.
무언가에 완전히 몰입되어 있는 사람이라는 걸 단번에 알 수 있었어요.
매장 한구석에 오래된 가마솥이 하나 있었는데, 봉화에서 묵 쑤는 걸 배울 때 그곳 할머니께서 주신 거라고 하셨어요. 그런 공간을 보며 오랜만에 아름답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그는 일본의 여러 도시에서 요리를 배웠는데, 수련이라는 표현이 더 어울릴 것 같아요. 제가 만나 본 사람 중에 자신에게 가장 엄격한 사람이었거든요.
음식은 훌륭했고 한동안 지인들과 자주 방문했습니다. 성화 님은 본인이 배운 파인 다이닝 요리를 좀 더 편안하게 내려고 만든 가게였지만, 저는 음식과 장소가 서로 어울리지 않는다고 느꼈습니다.
그래서 처음으로 누군가에게 폐업을 권유했습니다.
다행히 무례할 수도 있는 말을 오해하지 않으셨어요. 본인도 마음 한켠에서 이미 같은 판단을 하고 있었다고 했습니다.
폐업 후에도 그는 멈추지 않았습니다.
홋카이도의 레스토랑과 서울의 두부공장에서 배움을 이어 나갔고, 그런 그의 도움으로 작년에 무시로와 아부앙을 열 수 있었습니다.
그리고 우리는 함께 대중 음식을 만들어 보자고 마음을 모았어요. 그 시작이 ‘카레’입니다.
카레 문화가 발달한 일본을 여러 번 다니면서 느낀 건, 카레는 고정되어 있지 않다는 거였어요. 지금도 계속 변하고 있고요.
기원전 인도에서 시작해 영국을 거쳐 일본에 도착한 음식은 이미 전혀 다른 모습이 되어 있었습니다.
다양한 카레를 먹으며 자꾸 같은 생각이 들었어요.
카레가 재즈와 닮았다고.
깊고 자유롭다고.
루이 암스트롱은 말했습니다.
“재즈가 무엇인지 물어봐야 한다면, 당신은 결코 알지 못할 것이다.”
환기가 필요할 때, 낯설고 새로운 맛이 생각날 때 찾아주세요.
재즈 스파이스 (@jazz__spice)
3월 5일 문을 엽니다.
🏠 창경궁로43길 11
11:30 - 20:00(화,수 휴무)
14:30 - 17:00 브레이크 타임
24년 여름, 이성화 셰프님이 제 책을 읽고 가게에 초대해 주었습니다.
‘무애’라는 레스토랑이었는데 장소는 노룬산시장 근처였습니다. 상호도 지역도 낯설었고, 가게는 골목 어귀에 조용히 숨어 있었어요.
직접 인테리어를 한 소박하고 단정한 공간이었는데, 오픈된 주방을 보고 놀랐습니다. 반도체 공장처럼 깨끗한 주방, 그 안에 가득한 도구와 재료들.
무언가에 완전히 몰입되어 있는 사람이라는 걸 단번에 알 수 있었어요.
매장 한구석에 오래된 가마솥이 하나 있었는데, 봉화에서 묵 쑤는 걸 배울 때 그곳 할머니께서 주신 거라고 하셨어요. 그런 공간을 보며 오랜만에 아름답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그는 일본의 여러 도시에서 요리를 배웠는데, 수련이라는 표현이 더 어울릴 것 같아요. 제가 만나 본 사람 중에 자신에게 가장 엄격한 사람이었거든요.
음식은 훌륭했고 한동안 지인들과 자주 방문했습니다. 성화 님은 본인이 배운 파인 다이닝 요리를 좀 더 편안하게 내려고 만든 가게였지만, 저는 음식과 장소가 서로 어울리지 않는다고 느꼈습니다.
그래서 처음으로 누군가에게 폐업을 권유했습니다.
다행히 무례할 수도 있는 말을 오해하지 않으셨어요. 본인도 마음 한켠에서 이미 같은 판단을 하고 있었다고 했습니다.
폐업 후에도 그는 멈추지 않았습니다.
홋카이도의 레스토랑과 서울의 두부공장에서 배움을 이어 나갔고, 그런 그의 도움으로 작년에 무시로와 아부앙을 열 수 있었습니다.
그리고 우리는 함께 대중 음식을 만들어 보자고 마음을 모았어요. 그 시작이 ‘카레’입니다.
카레 문화가 발달한 일본을 여러 번 다니면서 느낀 건, 카레는 고정되어 있지 않다는 거였어요. 지금도 계속 변하고 있고요.
기원전 인도에서 시작해 영국을 거쳐 일본에 도착한 음식은 이미 전혀 다른 모습이 되어 있었습니다.
다양한 카레를 먹으며 자꾸 같은 생각이 들었어요.
카레가 재즈와 닮았다고.
깊고 자유롭다고.
루이 암스트롱은 말했습니다.
“재즈가 무엇인지 물어봐야 한다면, 당신은 결코 알지 못할 것이다.”
환기가 필요할 때, 낯설고 새로운 맛이 생각날 때 찾아주세요.
재즈 스파이스 (@jazz__spice)
3월 5일 문을 엽니다.
🏠 창경궁로43길 11
11:30 - 20:00(화,수 휴무)
14:30 - 17:00 브레이크 타임


식당인 것을 직관적으로 알 수 있게 스푼 모양 간판을 달았다. 다소 외진곳에 건물이 위치해 있어 100미터 거리에서도 카레집이 보이게 아주 큰 서브 간판도 하단에 달았다. 간판 덕분인지 한참 내부 공사를 할 때부터 여러 (예비)손님들의 관심을 받았다. (여러분 그 후에 다들 오신거 맞죠?)



재즈도 카레도 변주가 가능하다는 점에서 음표 느낌의 다채로운 알파벳 디자인으로 로고를 만들었다.
재즈 스파이스를 준비하면서 ‘식당에 명함이 꼭 필요한가’에 대한 내부 논의를 했었는데, 디자이너의 명함 시안을 보고 만들지 않을 수가 없었다. LP 디자인으로 두 개가 한 세트인 명함인데다가 케이스 모양의 디자인 장당 단가가 너무 비싸서 MD팀에서 (2명의 팀원) 케이스를 하나하나 수작업으로 접고 붙여서 400개 한정 명함을 준비했다.
재즈 스파이스를 준비하면서 ‘식당에 명함이 꼭 필요한가’에 대한 내부 논의를 했었는데, 디자이너의 명함 시안을 보고 만들지 않을 수가 없었다. LP 디자인으로 두 개가 한 세트인 명함인데다가 케이스 모양의 디자인 장당 단가가 너무 비싸서 MD팀에서 (2명의 팀원) 케이스를 하나하나 수작업으로 접고 붙여서 400개 한정 명함을 준비했다.



방문해 주시는 손님들께 감사한 마음을 전하고 싶어 작게나마 개업 선물도 준비했다. 여러 향신료를 직접 블렌딩해 만든 스파이스 믹스. 집에서 카레에 살짝 뿌려 먹으면 풍미가 한층 더 살아나는 마법의 향신료. 개인적으로는 컵라면에 뿌려 먹으면 정말 맛있지 않을까 한껏 기대하고있다.



비프 카레와 치킨카레. 함께 곁들여 먹을 수 있게 강황 밥 위에 올려지는 다양한 아차르(절임).






두가지 카레로 시작하기로 한 뒤에도 많은 카레 테스트를 거쳤다. 위에는 최종에 가까워지고 있는모습의 카레와 아차르 샘플들.




공간은 ‘헌술방'의 인테리어를 그대로 유지했다. 카레집을 준비할때부터 인테리어가 바뀌면 너무 아쉬울 것 같다는 문의를 여기저기서 받았다. 다행히 헌술방의 인테리어가 재즈와도 카레와도 잘 어울려 약간의 추가 요소만 더 얹었다.







헌술방 시절부터 많은 분들이 좋아해 주셨던 스테인드 글라스도 살아 남았다. 그리고 어느 재즈 뮤지션의 카레 사랑. 2층에서 내려오는 계단 벽에 걸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