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두와 돈 봉투






8년간 일 하다가 퇴사한 직원이 사무실에 왔다. 생일 선물이라며 내민 구두 상자 속에 오만 원권으로 두툼하게 채워진 돈 봉투가 들어있었다. 뭐냐고 물어보니까 오래전에 내가 빌려준 돈이라고 했다. 당시에 힘들어하던 그 친구가 여행 갈 때 준 돈이라 받을 생각이 없었는데 마음에 두고 있었던 것 같다. 그 친구는 나에게 아픈 손가락 같은 동생이었는데 최근 퇴사하고 창업을 준비하다가 리퀴드유니온으로 회사랑 파트너십을 맺었다. 수입이 늘자 신세 진 일부터 생각났나 보다.
회사가 성장하면서 운영에 대한 견해 차이가 있었다. 맹렬하게 다투던 시기를 지나 서서히 멀어지다가 퇴사해서 속이 많이 상했다. 작은 회사를 운영하는 사람들은 내 맘을 알 것이다. 창업 초기부터 고생만 하다가 떠나는 직원을 바라보는 심정. 그렇게 떠나간 사람들은 모두 갚을 수 없는 빚으로 남아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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